2015년 8월 23일 일요일

포도 드레싱

남아 도는 상추가 많아서 어떻게 처리할까 하다가 끼니마다 샐러드를 해먹기로 했다. 어제부터 마음먹었다. 드레싱은 보통 간장+참기름 드레싱이랄까, 즉 오리엔탈 드레싱(참기름, 꿀, 간장, 다진 마늘, 깨소금, 식초)을 사용했는데, 고소하긴 하지만 좀 느끼하달까, 뒷맛이 남기도 하고 맨날 먹어서 물리기도 하고 해서 다른 드레싱을 시도해보고 싶었다.

상큼한 드레싱을 해보고 싶었는데 레몬 같은 걸 머리속에 떠올렸으나 있을리가 있냐—그래서 어제 사놓은 포도주스가 활용도가 있지 않을까, 생각에 미쳤다. 흠. 일단 기본 맛의 구조는 포도의 시큼하면서 달달함으로 상정하고, 포도주스를 조금 붓고 식초 조금을 넣었다. 이대로 그냥 부어 먹어도 될 것 같았으나, 왠지 조리사의 1퍼센트가 아쉬워서 참기름이랑 다진마늘, 깨소금을 넣어봤다. 그리곤 상추와 양파, 두부를 잘라 넣고 막 섞어.

실패했다. 포도주스가 그냥 먹을 땐 몰랐는데 다른 재료와 함께 먹으니 생각보다 맛이 진하지 않았다. 그리고 은근히 참기름의 고소한 맛과 깨소금이 방해가 되어 결과적으로 정체불명의 맛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내가 절대 미식을 추구하지 않는 이상, 아주 나쁘진 않아서—먹을 수는 있었다.

다음엔 포도주스와 식초만으로 한 번 졸인 후 사용해봐야겠다. 적포도주 같은 걸 활용해봐도 좋을 듯. 그런데 그렇게 하면 간단히 먹으려는 샐러드에 너무 품이 많이 든다. 수지에 안 맞다. 그렇다고 시판 드레싱은 사용빈도가 낮아서 유통기한 내에 다 사용한 적이 없고, 그래서 구입해 놓기는 싫고. 먹고 살기 참 힘들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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